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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팽창하는치매산업 덧글 0 | 조회 164 | 2018-05-18 09:34:19
관리자  


학교에서 금연·음주예방·성교육하듯 치매교육 시켜야

치매는 性, 술, 담배 처럼 청소년 모두 겪는 보건이슈
학교 정규과목에 포함해야 `치매의 이해` 과목 수강 후 남일 아닌 내문제로 인식
치매난민 문제 해결하려면 가족·공동체 팀플레이 필요
치매 나눌수록 관리 쉬워져…돌봄 허브, 시설→지역사회

◆ 급팽창하는 치매산업 / ⑤ 치매 어떻게 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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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 송준아 고려대 간호대 교수, 김근홍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왼쪽부터)가 정부의 치매 예방과 돌봄정책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매일경제는 문재인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에 주목해 5회에 걸쳐 `급팽창하는 치매산업` 시리즈를 기획하고 진단과 예방, 돌봄, 치료제 등 산업적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을 분석했다. 시리즈가 나간 후 "치매가 남의 일 같지 않다. 더 많이 알려 달라" "관련 산업이 엄청나게 확장될 것" 등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시리즈 마지막 회로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김근홍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송준아 고려대 간호대 교수와 함께 `치매,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치매는 모두의 문제이고 환자가 한 명만 있어도 가정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송준아 고려대 간호대 교수= 환자와 가족들을 직접 만나보면 난제도 이런 난제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치매 아내를 돌보는 할아버지가 "병들어가는 것은 아내인데 내가 죽어가는 것 같다"고 표현하더라. 바람직한 돌봄은 환자나 보호자 요구가 있을 때 원하는 지원이 제때 제대로 제공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내가 살던 집에서 최대한 오래 머물기를 바란다. 자기 집과 지역사회에서 최대한 머물 수 있도록 치매 진행 상태별로 다양한 돌봄 시설과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그 서비스에 의지해 가족들이 "이 정도는 집에서 모시면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치매는 나눌수록 관리하기 쉬워진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인센티브 등을 도입해 치매 특별 병동, 스페셜 유닛을 늘려야 한다. 중증도와 정신행동 증상 등으로 환자를 구분하고 맞춤 관리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시설에서 일반 노인들이나 경미한 치매 환자들이 함께 생활하는 중증 환자들에게 상해를 당하는 사례가 있다.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 세계 치매케어 정책을 보면 돌봄의 허브가 요양원 같은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바뀌고 있다. 선진국들은 1980년대부터 양질의 시설을 짓고 돌봄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비용 부담 때문에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지역에서 경증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과 시설에서 중증 치매 환자를 돌보는 비용이 10배 정도 차이 난다. 경제적인 면으로나 인간적인 면으로나 지역사회 중심으로 가야 한다. 시설과 지역사회 역할을 구분하면 더 좋다. 지금은 지역사회에 머물 수 있는 분들도 요양병원에 가고 요양병원에 가야 하는 분들인데 가족들이 억지로 떠안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가족 내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지금은 치매 환자가 생기면 다른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누가 덮어쓸 것인지`를 정하는 시스템이다. 당연히 희생하는 분은 힘들고 외롭고 화가 쌓인다. 가정에서나 지역에서나 치매 케어는 `팀플레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장기간 돌봐야 하기 때문에 한 명이 하지 말고 모두가 같이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김근홍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지역사회 돌봄이 바람직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우리는 서구와 달리 시설 선택 기회조차 별로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인프라를 잘 갖추어 놓고 시설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시설을 늘리고 존엄을 지키는 돌봄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의 긍정적 인식과 배려, 가족들의 동참이 없다면 돌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가족의 돌봄에 의지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보니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 시설 돌봄에 관심이 쏠린다.

▷김 센터장= 중기에 접어들고 문제 행동을 보이는 환자들은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이른바 `치매 난민`이다. 가장 힘든 시기를 집 안에서 떠안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치매 전문 병동이 늘어나면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다. 그러나 시설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 외국에서는 `입원 장기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한없이 시설을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 교수=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요양원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아주 부정적이다. 그나마 요양병원은 치료 개념이 있어 긍정적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개편되면서 치매 등급 적용 대상자가 늘어났지만 등급을 못 받으면 본인 부담금이 100만~200만원에 달할 정도로 큰 부담이라는 것도 문제다. 소위 요양병원 운영하겠다고 오는 분들 가운데 가치 철학 없이 사업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이 많아 안타깝다.

―치매 환자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단과 예방 등 선행적인 조치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센터장= 진단과 예방은 중요하다. 조기 진단과 예방 관리로 2년 먼저 발견하면 치매 환자 숫자는 20%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람들이 진단을 일찍 받게 하려면 치료에 대한 기대치가 있어야 한다. `치매 진단 받아봤자 마음만 힘들지 득될 게 없다`고 생각하면 조기 진단을 받지 않는다. 진단산업 발전 조건은 치료에 대한 기대치와 검사 환자 증가인데 안 하는 것보다 일찍 하는 게 낫다는 믿음은 생겨나고 있고 몇 년 안에 새로운 치료제가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크다. 지금은 정확한 확진을 위해 복잡한 평가 과정과 영상검사를 받아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 정확하고 비용효과적이면서 전문가가 아니라도 쉽게 쓸 수 있는 치매 진단도구 개발이 진단산업의 화두다. 혈액 등으로 스크리닝하는 진단 키트 등이 빨리 상용화되도록 연구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개발을 독려하면 좋을 것 같다.

―치매를 두려워하면서도 막상 예방하려고 하면 방법을 모르겠다. 국민적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 아닌가.

김 센터장= 중앙치매센터에서 `치매예방 수칙 333`과 치매예방 체조 비디오 등을 만들었는데 국민이 체감할 만큼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 한 달 바짝 한다고 치매를 예방할 수는 없다. 늘 생활화해야 한다. 특히 정규교육에 치매를 넣어야 한다. 지금 청소년들에게 치매는 흡연이나 음주처럼 모두가 겪을 보건 문제다. 학교에서 흡연이나 음주예방, 성교육을 하는 것처럼 가르쳐야 한다. 치매 극복 선도학교 사업도 있는데, 정규교육에 새 과정을 넣는 게 참 어렵더라. 콘텐츠는 다 만들어져 있으니 제도권으로 확산시켜야 할 때다.

김 교수= 치매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중요할 것 같다. `치매의 이해`라는 교양과목을 개설했는데 수강하기 전후 변화가 드라마틱했다. 처음에 "치매는 할머니 할아버지 문제"라고 하던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나서는 "내 문제"라고 생각하게 됐다. 특히 치매 환자가 겪는 고통에 민감해진다. 치매에 대해 배우고 난 후 조부모님께 안부전화 한 번 더 하고 질문 하나 더 하고 잔소리 한 번 더 한다고 하더라. 이처럼 20대와 30대의 인식 전환이 치매 문제 해결의 열쇠다. 치매 관리는 노인들에게 퍼주는 복지가 아니라 젊은이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위한 정책 솔루션이다.

송 교수= 서울시는 중·고생, 초등학생, 유치원생들에게 그들 눈높이에 맞게 치매에 대해 알려주는 동영상을 만들었다. 치매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것이고 나도 부모도 예외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치매는 그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가 풀어가야 할 문제다. 핵가족 시대니까 내 가족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많지 않다. 주변 이웃들이 번갈아 가족 역할을 해주고 요양병원 같은 시설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해주는 공동체적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

치매국가책임제 성공의 조건
치매환자에만 쏠린 관심, 예방·진단·돌봄으로 확대…전문 인력 양성도 시급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치매국가책임제`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김 센터장=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펴는 것이다. 현재 국가가 치매에 걸린 사람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면 앞으로는 건강한 사람의 치매 예방과 조기 진단, 적절한 치료, 맞춤 돌봄 등 전 과정에 걸쳐 정책을 펼쳐야 한다. 또 인프라스트럭처나 제도는 만들 수 있지만 시스템을 돌리는 것은 사람이다. 지자체 252곳에 치매안심센터 256개가 들어선다. 시설, 인력, 프로그램 세 가지 요소 중 시설이나 장소는 지자체 예산으로 어찌해 볼 수 있는데 검증된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 전문학회 등에서 치매안심센터에 맞는 교육체계를 만들어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한다.

송 교수= 돌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간적인 접근`이다. 지금은 가족도 일반 돌봄 담당자도 치매 어르신을 돌보는 기술이 부족하다. 치매 환자를 잘 관리하려면 의료와 복지가 잘 연계돼 있어야 한다. 지금도 인프라는 있는데 일원화돼 있지 않아 환자와 보호자가 동사무소 갔다가 보건소 갔다가 하면서 불필요한 시간과 체력을 낭비한다.


치매안심센터가 이 같은 인프라를 제대로 연결하고 맞춤 지원을 안내하는 허브가 되면 좋을 것이다.

김 교수= 복지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여쭙는 것`인데, 현재 우리 복지제도는 신청주의다. 맞춤형으로 해준다지만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도 여쭙지 않는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만든 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받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 : 박봉권 과학기술부장

[기획취재팀 = 신찬옥 기자(팀장) / 김혜순 기자 / 원호섭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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